AI 애그리게이터: 편의와 신뢰의 갈림길
AI 애그리게이터는 ChatGPT, Claude, Gemini 등 여러 AI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다. 편의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시장에 자리잡았지만, 똑똑한·보통·사악한 세 종류로 나뉘며 각각 다른 위험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사악한 애그리게이터의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선택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끄럽지만 나는 최근 Claude를 1년에 8달러도 안되는 가격에 준다는 광고에 속아 제대로 보지 않고 어떤 사이트에 가입했다. 가입하고 결제를 하고 나서 보니 Claude 화면과는 다른 뭔가 이상한 화면이 떠 있다. 아, 이거 잘못 들어왔구나 인식하고 바로 환불을 요청했다. 채팅 봇은 매우 친절하게 환불을 금세 해줄 것처럼 얘기했지만 돌아오는 회신은 아무것도 없었고 나는 아직도 담당자를 내놓으라고 봇에게 독촉하는 중이다(국내 카드사는 별로 도움이 안됐다).
또 하나, 요즘 젠스파크를 유료로 쓰고 있는데 최근 교황 발언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결과 그런 교황은 없다, 는 대답을 들었다. 올해가 2025년 7월이라고 알려주었는데도 대답은 같았다. 몇 번 대화 끝에 - 그 와중에 크레딧을 차감당했다! - 참을 수 없어 다른 AI에서 찾은 결과를 복사해 넣었더니 그제야 인정하더라. 자기는 2024년 이후 데이터 업데이트 한계로 확인을 못했다며. 이건 무슨 엉뚱한 말이야. 분노하는 나는 젠스파크 AI에 입점(!)한 끌로드 본점(!)에 가서 따졌다. 끌로드는 AI 애그리게이터는 최신 모델을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나를 달랬다(정확히는 영업을 했다. 괜히 젠스파크 같은 거 쓰지 말고 자기를 쓰라고).

젠스파크가 한참 마음에 들던 갑자기 신뢰를 잃어버렸고 다시금 나의 AI 콜렉션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AI 애그리게이터란? 완전 가이드 2025
AI 애그리게이터는 ChatGPT, Claude, Gemini 등 여러 인공지능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통합 서비스다. 이용자는 각각의 AI 서비스에 개별 가입하지 않고도 한 곳에서 다양한 AI 모델을 비교하고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Poe, 젠스파크(Genspark), 그리고 chat 어쩌구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수많은 사이트(주로 구글 등에서 광고하는) 등이 있으며,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일반 이용자들이 최적의 AI 서비스를 선택하기 어려워졌다.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 AI 애그리게이터는 편의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시장에 자리잡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험도 함께 가져왔다.
AI 애그리게이터는 왜 등장했을까?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역설적으로 선택의 혼란을 가져왔다. 2023년 ChatGPT 열풍 이후 수십 개의 AI 서비스가 쏟아져 나왔고, 각각은 서로 다른 강점과 특화 분야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텍스트 생성에 강한 GPT-4, 코딩에 특화된 Claude, 창작에 뛰어난 Gemini(예를 든 것이지 꼭 이렇다는 뜻은 아니다) 등 용도별로 최적의 선택이 달라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각 서비스마다 별도의 가입 절차와 결제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월 구독료만 해도 서비스당 20달러씩 누적되면 상당한 부담이 된다. 더욱이 AI 초보자들에게는 어떤 서비스가 자신의 용도에 맞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이런 시장 공백을 파고든 것이 AI 애그리게이터다. '원스톱 쇼핑'의 편의성을 제공하면서 이용자의 선택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핵심 가치 제안이다. 동시에 AI 회사들 입장에서도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보할 수 있어 상생 구조가 만들어졌다.
똑똑한 애그리게이터: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플랫폼
똑똑한 애그리게이터는 단순히 AI를 모아놓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 워크플로우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젠스파크다. 젠스파크의 AI 챗 서비스를 이용하면 챗지피티, 끌로드, 제미나이, 딥시크 등의 AI와 한꺼번에 대화를 할 수 있다. 젠스파크는 질문을 몇 개의 AI에게 던지고 답변이 오면 그 답변들을 모아 정리해 알려준다. 꽤 괜찮다. 게다가 2025년 12월 말까지 AI 챗은 무료다.
이런 똑똑한 애그리게이터의 장점은 전문성과 효율성이다. 일반적인 AI 채팅보다 훨씬 정교하고 실용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에게는 맞춤형 도구로서의 가치가 크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하다. 높은 가격과 제한적인 범용성이 그것이다. 또한 기반이 되는 AI 모델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어서, 즉 api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최신 모델의 기능을 즉시 활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젠스파크의 AI 챗에서 최근 뉴스를 질문하면 극단적인 경우 그런 건 없다, 라는 대답을 내놓기도 한다.
보통 애그리게이터: 접근성에 집중한 진열장형 서비스
보통 애그리게이터는 말 그대로 여러 AI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놓은 '디지털 백화점' 형태다. Poe가 대표적인 예시다.
Poe에서는 GPT-4, Claude, Gemini 등을 하나의 인터페이스에서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 각 모델의 고유한 특성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이용자는 여러 서비스에 개별 가입할 필요 없이 한 번의 결제로 다양한 AI를 경험할 수 있다.
이들의 주요 장점은 비교 쇼핑의 편의성이다. 같은 질문을 여러 AI에게 던져보고 답변을 비교할 수 있어서, AI 초보자들의 학습에 도움이 된다. 가격도 개별 구독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다.
반면 각 AI의 최신 기능이나 고급 기능은 제한적으로만 제공된다는 단점이 있다. 웹 검색, 이미지 생성, 코드 실행 등의 고급 기능들은 대부분 원본 서비스에서만 완전하게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모델 업데이트가 느려서 최신 버전을 사용하기까지 몇 개월의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사악한 애그리게이터: 사기와 기만의 온상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악한 애그리게이터의 등장이다. 이들은 정당한 서비스 제공보다는 이용자를 속여 수익을 챙기는 것이 목적이다.
전형적인 수법은 공식 서비스처럼 보이는 가짜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다. "Claude AI 공식 한국 서비스"처럼 그럴듯한 이름으로 위장하고, 실제로 어느 정도 작동하는 AI 기능을 제공해서 신뢰감을 준다. 하지만 결제 후에는 서비스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아예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환불 거부, 고객 서비스 부재,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 일부는 결제 정보를 악용해서 추가적인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AI 애그리게이터 이용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주의사항
첫째, 모델의 최종 업데이트 일자를 확인하라. 열심히 물어서 결과를 만들었더니 2025년 데이터는 없어요,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둘째, 공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라. Anthropic, OpenAI 등 원본 회사의 공식 파트너인지 웹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공식" 표기만으로는 신뢰하지 말 것이다.
셋째, 과도하게 저렴하거나 비싼 가격에 주의하라. 원본 서비스 대비 지나치게 저렴하다면 품질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터무니없이 비싸다면 바가지 요금일 수 있다. 당연히 환불 정책과 고객 서비스 연락처가 명확한지 점검하라. 정상적인 서비스라면 투명한 환불 정책과 응답 가능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
넷째, 이용자 리뷰와 평판을 다각도로 확인하라. 검색 엔진뿐만 아니라 레딧, 트위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실제 이용자들의 경험담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꼼꼼히 읽어보라. AI 대화 내용은 매우 민감한 정보일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처리하고 보관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하아, 나도 이렇게 했으면 엉뚱한 돈 8달러를 떼이지 않았을 것이다...
편의성과 안전성 사이의 균형점 찾기
AI 애그리게이터는 분명 유용한 서비스다. 여러 AI를 한 곳에서 비교하고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은 무시할 수 없는 가치다. 특히 AI 초보자들에게는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편의성을 위해 안전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검증되지 않은 플랫폼을 이용할 때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인식하고, 충분한 조사 후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결국 가장 확실한 것은 공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원본의 모든 기능을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최신 기능을 경험하는 것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