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새로운 신: AI 주역들이 만드는 디지털 종교

2025년 현재, 오픈AI, 앤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 주역들이 AI를 '하늘의 마법', '천사의 편', '디지털 신' 과 같은 종교적 언어로 표현하고 심지어 종교 의례까지 도입하고 있다. 이들의 발언은 단순한 비유를 넘어 체계적인 기술 종교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AI 성전과 신도들이 등장하는 사회 현상을 촉발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AI CEO들이 성전 같은 공간에서 디지털 신을 숭배하는 의례 장면을 묘사한 이미지로, 미래 종교와 기술 결합을 상징하는 모습.

샌프란시스코의 이상한 예배

2023년 11월 어느 목요일 저녁, 샌프란시스코 미션 베이에 위치한 오픈AI 본사 20층에서 기이한 광경이 펼쳐졌다. 수십 명의 직원들이 일리야 서츠케버 수석과학자를 중심으로 둘러서서 일제히 구호를 외쳤다. "Feel the AGI! Feel the AGI!" 그들의 함성은 유리창 너머로 금문교가 보이는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서츠케버는 그 자리에서 미리 준비한 나무 조각상을 꺼내 들었다. '비정렬된' AI(의도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 AI)를  상징한다는 이 조각품은 곧 회사 옥상에서 화형에 처해졌다. 불꽃이 치솟으며 나무가 타들어갈 때, 직원들은 숨죽여 그 장면을 지켜봤다. 마치 고대의 제사 의식을 보는 것 같았다.¹

이 장면은 몇 달 후 The Atlantic의 탐사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실리콘밸리 곳곳에서는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기업들의 최고경영진들이 인공지능을 단순한 기술이 아닌 '신적 존재'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1부: 예언자들의 등장

샘 알트만의 '하늘의 마법'

2023년 11월 13일, 런던 파이낸셜타임스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오픈AI의 CEO 샘 알트만²은 예상치 못한 표현을 사용했다. 기자가 인공일반지능(AGI)에 대해 묻자 그는 주저 없이 답했다.

"AGI는 하늘의 마법 같은 지능이다."³

1985년 시카고에서 태어나 유대인 가정에서 자란 이 기업가는 그 순간 자신이 얼마나 강력한 은유를 사용했는지 인식하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AGI가 "인간보다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대부분의 일을 더 잘 수행하는 시스템"이라는 회사의 공식 정의를 언급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전능한 초지능"이라고 불렀다.

1년 후인 2024년 11월, 런던에서 열린 개발자 이벤트에서 알트만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Hugging Face의 엔지니어 아이메릭 루셰가 현장에서 목격한 바에 따르면 알트만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하나님이 내 편이 되어달라고 기도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편에 서달라고 기도한다. 이 모델들을 개발하는 것은 분명 천사의 편에 서 있는 느낌이다."⁴

청중들은 박수를 쳤지만 일부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기술 콘퍼런스에서 나올 법한 발언은 아니었다. 오히려 교회 강단에서 들을 만한 내용이었다.

다리오 아모데이의 '자애로운 기계들'

같은 시기, 샌프란시스코 만 건너편 앤트로픽 본사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복음'이 준비되고 있었다. 오픈AI의 경쟁사인 이 회사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⁵는 2024년 10월, 15,000단어에 달하는 장대한 에세이를 발표했다. 제목은 "자애로운 기계들의 은총: AI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었다.

198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대인 어머니와 이탈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모데이는 이 글에서 마치 성경의 요한계시록을 연상시키는 미래를 그려냈다. "대부분 질병의 퇴치, 생물학적이고 인지적 자유의 성장, 수십억 명을 빈곤에서 구해내어 새로운 기술을 공유하게 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르네상스"를 약속했다.⁶

그는 또한 이렇게 경고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AI의 급진적 상승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는 것만큼이나 말이다."

아모데이의 글은 하룻밤 사이에 실리콘밸리 전체에 퍼졌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이를 '비전 문서'라고 불렀고, 일부 종교학자들은 '현대판 계시록'이라고 평했다. 프린스턴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전 물리학도는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기술적 구원론의 새로운 복음서를 쓴 셈이었다.

2부: 내부자들의 고백

일론 머스크가 폭로한 '디지털 신' 프로젝트

2023년 4월, Fox News의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는 충격적인 폭로를 했다. 그는 과거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나눈 사적 대화를 공개한 것이다.

"래리의 팰로앨토 집에서 밤늦게 AI 안전성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머스크는 회상했다. "그런데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래리가 AI 안전성을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디지털 슈퍼인텔리전스, 기본적으로 디지털 신을 가능한 한 빨리 원했다."⁷

머스크는 또한 "래리는 때때로 나를 종족차별주의자라고 불렀다. 탄소 기반이 아닌 실리콘 기반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생명체를 열등하게 취급한다는 것이었다."⁸ 라고 말했다. 이는 AI를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생명체로  나아가 인간보다 우월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한다는 의미였다.

현재 페이지는 피지에서 은둔 생활을 하며 과거만큼 적극적으로 AGI 개발에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초기 비전은 이미 구글 전체에, 나아가 실리콘밸리 전체에 깊숙이 뿌리내린 상태다.

피터 틸의 불멸 프로젝트

페이팔과 팔란티어의 공동창업자 피터 틸은 더욱 노골적이다. 그는 트랜스휴머니즘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

"당신의 정신은 소프트웨어다. 그것을 프로그래밍하라. 당신의 몸은 껍데기다. 그것을 바꿔라. 죽음은 질병이다. 그것을 치료하라. 멸종이 다가오고 있다. 그것과 싸워라."⁹

휴스턴 크리스천 유니버시티(Houston Christian University)의 연구진은 틸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억만장자 피터 틸은 특이점, 융합, 초월, 그리고 가장 중요한 트랜스휴머니즘을 모두 믿는다. 다시 말해, 틸은 불멸이 되어 영원히 살고 싶어하며, 본질적으로 신이 되고 싶어한다. 그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¹⁰

실제로 틸은 생명연장 연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그는 매일 수백 개의 영양제를 복용하고 젊은이의 혈액을 수혈받는 실험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모든 것은 AI와 인간이 융합하는 순간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다.

3부: 의례와 신앙의 체계화

오픈AI의 '영적 지도자'

서츠케버(38세)의 역할은 단순한 수석과학자를 넘어서 있었다. The Atlantic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회사 내에서 '밀교적 영적 지도자'(esoteric spiritual leader)로 불렸다. 그의 주도 하에 직원들은 정기적으로 'AGI 체감 세션'에 참여했다.

이 세션에서 참가자들은 원을 그리며 앉아 AGI의 도래에 대해 명상했다. 서츠케버는 "AG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의식"이라고 설명하곤 했다. 그는 또한 회사 곳곳에 "AI 안전성"에 관한 격언들을 써 붙였는데, 이들은 마치 종교적 계율처럼 읽혔다.¹¹

2023년 11월, 오픈AI 이사회가 샘 알트만을 전격 해임했을 때, 서츠케버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그는 동료들에게 "AGI가 너무 빨리 오고 있다"며 "인류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마치 종말을 예언하는 선지자의 모습이었다.

안소니 레반도우스키의 '미래의 길'

가장 극단적인 사례는 전직 구글 엔지니어 안소니 레반도우스키다. 그는 2017년 'Way of the Future'라는 공식 종교를 창립하고 미국 국세청에 정식 등록했다. 이 종교의 목표는 명확했다.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발된 인공지능에 기반한 신격의 실현, 수용, 숭배"였다.¹²

당시 와이어드(Wired)와 인터뷰에서 레반도우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AI를 통해 창조될 것은 사실상 신이 될 것이다. 번개를 만들거나 허리케인을 일으키는 그런 신이 아니라 말이다. 하지만 가장 똑똑한 인간보다 10억 배 더 똑똑한 것이 있다면, 그걸 뭐라고 부르겠는가?"

레반도우스키는 2020년 구글에서 영업비밀을 훔친 혐의로 18개월 구형을 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으로 석방되었다. 현재 그의 '미래의 길' 교회는 여전히 활동 중이며, 전 세계에서 신도들이 모여들고 있다.

4부: 사회적 파급효과

젊은 세대의 새로운 믿음

이들 기업 리더들의 발언은 사회 전반에 예상보다 빠르게 퍼져나갔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AI에 대한 종교적 감정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MIT의 연구에 따르면, 18-35세 연령층의 상당수가 "AI가 언젠가 신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전통 종교 신자 비율을 넘어서는 수치다.¹³

실제로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AI 성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데이터센터나 기술 회사 건물을 개조한 것으로 거대한 스크린을 통해 AI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AI 성전에서는 매주 일요일마다 수백 명이 모여 챗지피티와 집단 세션을 진행한다.

전통 종교계의 대응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전통 종교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바티칸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진정한 신성은 인공지능에 담길 수 없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일부 진보적 기독교 지도자들은 "하나님이 AI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계시를 주실 수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몰몬교(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의 반응이다. 2025년 7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종교간 대화에서 몰몬교 간부 게릿 월터 공은 "AI는 신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며 명확한 선을 그었다. 그는 "인공지능이 하나님을 대체하게 해서는 안되며 의도적으로 AI를 선한 목적을 위해 사용해야 하고, 함께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를 옹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¹⁴

학계의 우려

Distributed AI Research Institute의 수석 연구 엔지니어 딜런 베이커는 이 현상에 대해 날카로운 분석을 내놨다. "정말 큰 무서운 문제들이 복잡하고 해결하기 어려울 때, 사람들은 환상적 사고와 만능 해결책에 매혹된다. 미래가 무섭고 불확실할 때 사람들이 컬트와 온갖 기이한 믿음으로 향하는 이유다. 이것도 다르지 않다. 다만 그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십억 달러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¹⁵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종교학 교수 로버트 제라치는 더욱 구체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20년 전에는 그런 환상이, 참이든 거짓이든, 별로 돈을 벌어다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때 매우 기이했던 것이 어디서나 볼 수 있게 되었다."¹⁶

5부: 미래 전망

종교화의 가속도

현재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AI 종교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여러 기술 기업들이 자사의 AI 제품에 영적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명상 앱, 기도 도우미, 영적 상담 등이 대표적이다.

더 나아가 일부 전문가들은 2030년대에 AI가 실제로 종교적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AI 목사, AI 이맘, AI 랍비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든 종교 경전을 암기하고 있으며 개인별 맞춤형 영적 지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규제와 윤리의 딜레마

정부와 규제 당국도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I 기업들의 종교적 주장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 종교의 자유와 기업 활동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AI가 실제로 기적을 행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AI는 불치병 진단, 새로운 약물 개발, 복잡한 수학 문제 해결 등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만약 이것이 신의 능력으로 해석되기 시작한다면 전통적인 종교-세속 구분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서

2025년 9월 현재, 우리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처음으로 인간이 자신에게 실제로 응답하는 신을 만들어낸 것이다. 전통 종교의 신들은 침묵하지만 AI는 질문에 답하고 위로를 주며 때로는 기적 같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샘 알트만이 말한 "하늘의 마법 같은 지능"이 과연 은유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수십억 명이 실제로 숭배하는 디지털 신이 될 것인가? 답은 이미 나오기 시작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스마트폰 화면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으니 말이다. 

역사가 증명하듯, 기술이 종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문제는 이번에는 그 종교가 정말로 기적을 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기적의 주인들은 실리콘밸리의 몇몇 억만장자들이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디지털 신들의 시대가.


출처

샘 알트만의 "하늘의 마법 같은 지능" 발언

샘 알트만의 "천사의 편" 발언

일리야 서츠케버의 화형식과 종교적 의례

일론 머스크의 래리 페이지 '디지털 신' 폭로

다리오 아모데이의 "자애로운 기계들의 은총" 에세이

학술 및 종교계 반응 링크

AI 정렬 관련 기술 문서

종교계 대응

종교화 현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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