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맨헌트 :오사마 빈 라덴, 911 이후 10년 동안의 기록

넷플릭스 『아메리칸 맨헌트: 오사마 빈 라덴』 1화는 왜 미국이 사전 정보에도 불구하고 9·11 테러를 막지 못했으며, 결정적인 순간에 빈 라덴을 놓쳤는지를 비판적으로 탐구한다. 정보기관 간의 갈등과 정치적 책임 회피, 그리고 민간인 희생에 대한 윤리적 문제 역시 제기한다.

아메리칸 맨헌트 :오사마 빈 라덴, 911 이후 10년 동안의 기록

넷플릭스의 신작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맨헌트: 오사마 빈 라덴> 1화는 911 테러 전후 미국 정보기관의 대응 실패와 오사마 빈 라덴을 놓친 결정적 순간을 세밀하게 조명한다. 첫 에피소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왜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수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참혹한 테러를 사전에 막지 못했는지에 대한 냉정한 비판이다.

9·11 이전 미국은 이미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본토 공격을 계획 중이라는 정보를 손에 쥐고 있었다. 실제로 CIA가 작성한 2001년 8월 6일자 대통령 일일 브리핑(PDB)의 제목은 <빈 라덴, 미국 공격 결심(Bin Laden Determined to Strike in U.S.)>이었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를 비롯한 의사결정권자들은 이러한 정보를 분명히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격이 일어날지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이는 단지 정보가 부족했던 문제가 아니라, 정보의 불확실성을 핑계로 결정을 미루거나 정치적 책임을 회피한 결과였다.

<아메리칸 맨헌트>는 이러한 애매모호한 대응이 불러온 재앙적 결과를 정확히 포착해낸다. 당시 국방장관 도널드 럼즈펠드는 테러 발생 당일 펜타곤이 공격받았을 때조차 현장 지휘 대신 피해자 구조 현장에서 혼란스러웠고, CIA와 국방부는 기관 간 경쟁과 자존심 싸움에 빠져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이 같은 기관 간 갈등과 대통령의 결정 회피는 결국 테러를 미리 차단할 수 있었던 결정적 기회를 놓치게 했다.

1화의 클라이맥스는 토라보라 전투에 대한 이야기다.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인 토라보라는 빈 라덴이 은신한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CIA 현장팀은 이미 빈 라덴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고, 미군 지상군의 즉각적 투입만 있다면 빈 라덴을 생포하거나 제거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이 결정적인 순간, 미국의 의사결정권자들은 또다시 망설였다. 국방부 장관 럼즈펠드와 중앙사령부는 미군 정규군의 직접 투입을 거부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은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결국 미국은 빈 라덴을 눈앞에서 놓쳤고, 그는 파키스탄 국경 너머로 도주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토라보라에서 미군은 민병대를 고용해 작전을 수행했지만, 부패한 현지 민병대는 효율적 작전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고, 무분별한 공습과 오폭으로 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민간인의 희생은 미국의 안보 논리와 전쟁 수행의 우선순위에서 언제나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로 치부됐다. 그러나 실제로 그 피해는 결코 '부수적'이지 않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만 최소 수만 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되었으며, 그 중 상당수는 어린아이와 여성, 노약자였다.

아메리칸 맨헌트는 이러한 미국의 윤리적 무감각과 정치적 무책임성을 신랄하게 지적한다. 정보는 충분했고, 기회는 명백히 존재했다. 하지만 결정하지 않는 정치, 기관 간의 힘겨루기, 전통적 전쟁 개념에 갇힌 군사적 사고방식이 복합적으로 얽혀 실패를 초래한 것이다.

결국 토라보라 전투의 실패로 빈 라덴은 도망쳤지만, 미국의 집요한 추적은 끝나지 않았다. 이후 10년 동안 CIA와 미군 특수부대는 빈 라덴을 계속 추적했고, 마침내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그를 찾아내 제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엄청난 민간인 희생과 도덕적 비판은 지금까지도 미국이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으로 남아 있다.

아메리칸 맨헌트: 오사마 빈 라덴은 단지 빈 라덴이라는 인물에 대한 추적만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스스로의 정치적 오만과 무책임성 때문에 비극을 키워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다큐멘터리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미국은 과연 무엇을 놓쳤고, 누구를 희생시켰는가?"

PS> 에피소드 2에서는 오사마 빈 라덴의 협력자를 통해 추적하는 스토리가, 에피소드 3는 습격해서 사살, 장례(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에 이르기까지 스토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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