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 특집 #3: 애플의 AI 전략은 무엇이 다를까

애플의 AI 전략은 온디바이스 처리, 프라이버시 보호, 자체 실리콘(M 시리즈)과 Vision Pro 통합을 중심으로, 사용자의 기기와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글은 애플만의 인공지능 철학과 그 방식을 정리한다.

시리 특집 #3: 애플의 AI 전략은 무엇이 다를까

애플(Apple)은 온디바이스 AI, 프라이버시(privacy) 중심 설계, 자체 실리콘(Apple Silicon)과의 긴밀한 통합, 그리고 Vision Pro(비전 프로)와 같은 차세대 기기 연계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인공지능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전략은 내 기기에서, 내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만을 위한 맞춤형 AI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온디바이스 AI: 모든 연산은 내 손안에서

애플의 AI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온디바이스(On-Device) AI이다. 온디바이스 AI란 인공지능 연산을 내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 맥(Mac) 등 기기 자체에서 처리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사진 앱에서 사람이나 사물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기능, 키보드의 자동완성, 얼굴 인식, 그리고 시리(Siri)의 기본 명령 처리까지 모두 인터넷 연결 없이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나가지 않아 개인정보가 보호되고, 빠른 응답 속도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런 온디바이스 AI가 가능한 이유는 애플 실리콘(Apple Silicon, M시리즈, A시리즈 칩)이라는 자체 칩에 뉴럴 엔진(Neural Engine)이라는 AI 전용 하드웨어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칩 덕분에 수십억 번의 계산도 실시간으로 해낼 수 있다. 애플은 2017년 코어 ML(Core ML)이라는 AI 엔진을 공개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최적화하는 전략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프라이버시 중심 AI, 애플의 차별화 포인트

애플은 프라이버시 중심의 접근을 또 하나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프라이버시는 인권이며, AI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Apple Intelligence 전략에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rivate Cloud Compute)라는 방식을 도입했는데, 대부분의 AI 작업은 내 기기에서 처리하고 복잡한 연산만 최소한의 암호화된 정보로 자체 서버에서 처리한다. 서버 역시 애플이 직접 통제해 개인정보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다층적인 보호를 적용한다.

애플은 서버에 일시적으로 보내진 데이터도 절대 영구 저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ChatGPT처럼 외부 모델과 연동할 때도 사용자의 신원이나 IP 주소가 드러나지 않게 설계했다. 예를 들어 iOS 18에서 ChatGPT를 쓸 때 OpenAI는 이용자 대화를 저장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또한 서버와 기기가 통신할 때는 소프트웨어가 안전하게 검증됐는지 확인하는 기술까지 더해 신뢰성을 높였다.

실리콘 혁신과 하드웨어 통합 전략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 설계에 강점이 있다. M1, M2, A17 Pro 등 최신 칩에는 뉴럴 엔진이 16개 이상 탑재되어 초당 수천억 번의 인공지능 연산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iOS 15부터 시리의 음성인식은 온디바이스로 처리되어 “시리야, 타이머 5분” 같은 명령을 서버 없이 바로 실행한다. 실제로 Apple Intelligence의 주요 기능들은 아이폰 15 Pro, 아이폰 16 등 최신 기기에서만 제공되고 구형 기기에서는 일부 기능이 제한된다.

애플은 자사 데이터센터에도 자체 칩이 들어간 고성능 서버를 도입해 대규모 인공지능 연산이 필요할 때도 외부(예: 구글, 아마존) 클라우드가 아닌 애플의 환경 안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도록 설계했다. 이로써 기기에서 클라우드까지 모든 데이터와 연산 과정을 애플이 직접 통제한다. 이는 보안과 안정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Vision Pro와 개인화 AI의 진화

Vision Pro(비전 프로)와 같은 신제품에도 애플의 AI 전략이 집약돼 있다. Vision Pro는 사용자의 눈, 손,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반응하는 혼합현실(MR) 헤드셋이다. 컴퓨터 비전(영상 인식), 머신러닝, 센서 기술이 융합되어 사용자는 손가락, 눈짓, 목소리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조작할 수 있다. 홍채 인식, 시선 추적, 아바타 생성 등 핵심 기능도 모두 기기 내부 AI로 구현됐다.

Vision Pro에는 M2와 R1 듀얼 칩이 들어 있어 수많은 센서와 카메라에서 입력되는 정보를 빠르게 분석한다. 덕분에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도 손짓과 시선만으로 UI를 조작하는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Siri 역시 Vision Pro의 핵심 입력 방식 중 하나로 도입될 예정이어서 음성비서의 진화가 이 기기의 사용자 경험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애플의 AI 전략은 “개인화, 프라이버시, 통합”

애플의 AI 전략은 “내 기기에서, 내 데이터로, 나만을 위한 AI”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클라우드보다는 기기, 데이터 수집보다는 프라이버시, 그리고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완벽한 통합을 지향한다. 팀 쿡은 이를 두고 “AI가 아닌 PI(Personal Intelligence)“라 부르며, 강력하면서도 프라이빗한 애플만의 AI를 약속했다.

최근 외부 AI 모델과의 연동을 유연하게 검토하는 변화도 있지만, 애플은 기본적으로 “우리 방식”을 지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AI 시대에도 애플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모두 결합된 자신만의 생태계 전략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이 전략을 포기할지 두고 볼 일이다. 나는 애플이 이 전략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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