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찰리 커크의 죽음을 애도하는가?
찰리 커크의 총격 사망은 단순한 비극을 넘어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그는 생전 혐오와 차별, 극우적 이데올로기를 전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초당적으로 애도에 나섰다. 맹목적 추모는 그의 유산을 성스럽게 만들 위험이 있다. 진정 우리가 성찰해야 할 것은 폭력의 정당화가 아니라, 혐오가 어떻게 보수적 가치로 포장되어 민주주의를 위협했는가다.
추모 속에 감춰진 위험한 아이러니
2025년 9월 10일, 유타밸리대학교에서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사망한 후 미국 정치권은 초당적 추모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부터 조 바이든, 버락 오바마, 카멀라 해리스까지 공화당과 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¹.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를 게양하라 명령했고,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은 의회 투표를 중단하고 묵념했다².
하지만 나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누구를 위해 조기를 걸고 있는가?
찰리 커크, 혐오와 차별의 전도사
찰리 커크의 실제 발언들을 살펴보면 그가 어떤 사상을 전파했는지 명확해진다.
성소수자에 대한 체계적 비인간화: 2023년 3월 그의 방송에서 "성소수자들은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으니까, 대신 아이들을 끌어들인다. 드래그퀸 같은 이들이 하는 짓은 역겹고 토할 것 같다"고 말했다³. 이는 성소수자를 아동 성범죄자로 프레이밍하는 전형적인 혐오 발언이다.
종교적 패권주의: 커크는 "민주당은 하나님이 미워하는 모든 것을 지지한다", "이곳은 기독교 국가다. 나는 이 상태가 계속되기를 바란다"며 기독교 민족주의를 공공연히 주장했다⁴.
무슬림에 대한 음모론: 2025년 7월 미니애폴리스 시장 선거에 무슬림 후보가 출마하자 "무슬림은 자신들이 사는 나라의 정부를 장악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미국의 이슬람 접수는 대량 이민 덕분에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⁵. 이는 전형적인 대체 이론(Great Replacement Theory)으로 나치가 사용했던 수법과 구조적으로 동일하다.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 억압: 2025년 8월 테일러 스위프트의 약혼 소식에 대해 "남편에게 복종해, 테일러. 넌 결정권자가 아니야"라고 발언했고⁶, 자신의 팟캐스트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남은 난자가 있나?"라고 비하했다⁷. 또한 14세 소녀에게 "대학을 가는 목적은 남편을 찾기 위함임을 솔직히 인정하라"고 말했다⁸.
인종차별적 발언: 마틴 루터 킹과 조지 플로이드에 대해 "나쁜 인간", "쓰레기", "끔찍하다(awful)"라고 주장했고⁹, Black Lives Matter 깃발을 공공장소에서 불태울 수 있어야 한다고 발언했다¹⁰.
총기 폭력의 옹호자가 총기 폭력의 희생자가 되다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커크 자신이 총기 폭력을 정당화해왔다는 사실이다. 2023년 4월 유타주 행사에서 "일부 총기 사망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으며¹¹, 총기 사망을 자동차 사고와 같은 자유의 비용으로 비유했다.
생전에 "총기는 생명을 살린다"며 총기 소유를 적극 옹호했던 인물이 결국 총탄에 쓰러진 것이다¹².
글로벌 극우 네트워크의 확산
한국 방문의 진실
커크는 사망 직전인 9월 5일-6일 한국의 빌드업코리아 2025 행사에 참석했다¹³. 이는 단순한 문화교류가 아니었다. 그의 방한은 "한미일 극우 연계를 강화"하려는 계획의 일환이었으며¹⁴, 한국 다음날 일본으로 건너가 극우 정당 참정당 행사에서 반이민 선동을 펼쳤다¹⁵.
그는 한국에서 반공 선동을 쏟아냈고, 이재명 정부의 윤석열 쿠데타 세력 숙정을 비판하며 "미국 정부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¹⁶. 실제로 커크의 멘토 롭 매코이 목사는 "찰리 커크가 세계로교회 압수수색을 듣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얘기했다"고 증언했다¹⁷.
극우 이데올로기의 세계적 확산
커크는 터닝포인트USA를 통해 미국 내 수백 개 대학에 극우 조직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¹⁸, 이제 그 네트워크를 전 세계로 확장하려 했다. 그의 아시아 순방은 글로벌 파시즘 네트워크 구축의 일환이었다.
추모의 위험한 아이러니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자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추모하다
가장 큰 모순은 민주적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했던 인물의 죽음을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포장한다는 점이다. 커크는 생전에 소수자의 인권을 부정하고 종교적 패권주의를 주장하며 여성을 남성에게 종속시키려 했다. 이런 인물이 어떻게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될 수 있는가?
트럼프가 커크의 죽음을 "급진 좌파의 탓"으로 돌리며 "찰리 같은 훌륭한 미국인들을 나치에 비유했다"고 말한 것이 상징적이다¹⁹. 나치를 나치라고 부르는 것조차 폭력이 된 세상에서 진짜 폭력은 평화로운 정치 활동으로 포장되고 있다.
민주주의가 반민주적 세력에게까지 관용을 베풀다가 스스로를 파괴하는 과정을 우리는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다. 진보 성향 젊은이들조차 "그의 보수적 발언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또래의 비극에 깊은 슬픔에 빠졌다"며 추모에 동참하고 있다²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
누구도 총탄에 쓰러져야 할 이유는 없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이 점은 명확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커크가 생전에 행한 일들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의 죽음이 그가 퍼뜨린 혐오와 차별을 성스럽게 만들지는 못한다.
진정한 성찰이 필요한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맹목적 추모가 아니라 성찰이다. 어떻게 이런 인물이 수백만 명의 지지를 받으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가? 어떻게 혐오 발언이 보수적 가치로 포장될 수 있었는가?
22세 타일러 로빈슨이 탄피에 새긴 "어이, 파시스트! 잡아봐!"와 "벨라 치아오"는 제2차 대전 반파시스트 저항군의 구호였다²¹. 그는 커크를 "파시스트"로 규정했고, 가족들에게 "커크가 증오로 가득 차 있고 증오를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²².
이 젊은이가 왜 이런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결론: 누구를 위한 조기인가
역사는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193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의 온건한 정치인들이 히틀러를 견제 가능한 정치적 파트너로 여겼던 것처럼 지금 미국의 정치 엘리트들은 파시즘을 정상 정치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이 바로 이것이다. 악이 일상에 스며들어 더 이상 악으로 인식되지 않는 상황. 파시즘이 보수주의로, 혐오가 가치로, 차별이 자유로 포장되는 세상.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것은 단순한 정치적 암살 사건이 아니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파괴하는 과정이며, 그 파괴에 동참하는 추모 행렬이다.
지금 미국이 내건 조기는 민주주의의 사망을 위해 걸려야 한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던 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주석 및 출처
- 위키백과, "찰리 커크 피살 사건" - https://ko.wikipedia.org/wiki/찰리_커크_피살_사건
- 1과 같음
- 다음뉴스, "논란의 보수 논객 찰리 커크 피살, 그의 과거 발언 찾아 보니" (2025.9.11) - https://v.daum.net/v/20250911114202490
- 나무위키, "찰리 커크" - https://namu.wiki/w/찰리%20커크
- 다음뉴스, "논란의 보수 논객 찰리 커크 피살, 그의 과거 발언 찾아 보니" (2025.9.11) 6-7. 나무위키, "찰리 커크"
- 5와 같음
- 5와 같음
- 나무위키, "찰리 커크"
- 같은 출처 14-16. 노동자 연대, "미국 극우 찰리 커크 피격 사망: 자업자득이다" (2025.9.13) - https://ws.or.kr/article/37884
- 나무위키, "찰리 커크"
- 위키백과, "찰리 커크" - https://ko.wikipedia.org/wiki/찰리_커크
- 위키백과, "찰리 커크 피살 사건"
- 천지일보, "틱톡 스타였는데…" 美 Z세대 '31세' 극우논객 암살에 충격 (2025.9.12) - https://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3317503 21-22.
- 노동자 연대, "미국 극우 찰리 커크 피격 사망: 자업자득이다" (2025.9.13) - https://ws.or.kr/article/37884
- 14와 같음
- 14와 같음
- 나무위키, "찰리 커크" - https://namu.wiki/w/찰리%20커크
- 위키백과, "찰리 커크" - https://ko.wikipedia.org/wiki/찰리_커크
- 위키백과, "찰리 커크 피살 사건" - https://ko.wikipedia.org/wiki/찰리_커크_피살_사건
- 천지일보, "틱톡 스타였는데…" 美 Z세대 '31세' 극우논객 암살에 충격 (2025.9.12) - https://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3317503
- 한국일보, "트럼프 측근 찰리 커크 피격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 검거, 범행 동기와 가족 배경 집중 조명" (2025.9.12)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1310110002522
- 21과 같음
Q&A
Q: 이 기사의 핵심 논지는 무엇인가?
A: 찰리 커크의 죽음을 추모하는 미국 정치권의 행태가 민주주의에 위험한 아이러니라는 것이다. 생전에 혐오와 차별을 일삼았던 인물의 죽음을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포장하는 것은 모순이며, 이는 파시즘이 정상 정치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Q: 커크의 어떤 발언들이 문제가 되었나?
A: ① 성소수자를 아동 성범죄자로 프레이밍한 발언 (2023년 3월) ② 기독교 민족주의 주장 ③ 무슬림에 대한 대체 이론 확산 (2025년 7월) ④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여성혐오 발언 (2025년 8월) ⑤ 마틴 루터 킹과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 등이 구체적 사례다.
Q: 커크의 한국 방문은 어떤 의미였나?
A: 단순한 문화교류가 아닌 '한미일 극우 연계 강화' 전략의 일환이었다. 2025년 9월 5-6일 '빌드업코리아 2025' 행사 참석 후 일본 극우 정당 행사에도 참여했으며, 이는 글로벌 극우 네트워크 구축 시도로 분석된다.
Q: 기사에서 지적하는 '아이러니'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A: ① 총기 폭력을 옹호했던 인물이 총기 폭력의 희생자가 된 점 ② 민주주의를 부정했던 자의 죽음이 '민주주의 수호'로 포장되는 점 ③ 파시스트적 발언을 일삼던 인물을 나치라고 부르는 것이 '폭력'으로 규정되는 상황적 모순 등이다.
Q: 기사의 결론은 무엇인가?
A: 폭력 자체는 정당화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커크의 사상까지 성스럽게 여길 이유는 없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맹목적 추모가 아닌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며 파시즘을 정상 정치로 받아들이는 현 상황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