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 에이전트: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본 AI의 새로운 전환점

2025년 7월 공개된 ChatGPT 에이전트는 ‘스스로 행동하는 AI’로 주목받았으나, 클릭 오류, 맥락 이해 한계, 보안 등 현실적 문제와 마주했다. 그럼에도 인간-AI 협업, 개인화, 일자리 변화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AI 발전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 기대와 한계, 미래 가능성을 균형 있게 점검한다.

챗지피티 에이전트: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본 AI의 새로운 전환점

ChatGPT 에이전트란 무엇인가

2025년 7월 OpenAI가 공개한 챗지피티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지시에 따라 웹사이트를 직접 탐색하고 클릭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이용자들은 ‘생각하는 AI’에서 ‘스스로 행동하는 AI’로 도약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클릭 오류, 맥락 이해 부족, 콘텐트 필터링 불완전성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챗지피티 에이전트는 AI 시대에서 기술적으로는 인간-AI 협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사회적으로는 일자리 변화와 윤리적 논의를, 일상생활에서는 개인 맞춤형 디지털 비서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AI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꿈꾸던 디지털 비서의 등장

2025년 7월, OpenAI가 ChatGPT 에이전트를 공개했을 때 전 세계 기술 업계와 일반 이용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단순한 텍스트 기반 대화를 넘어서 실제로 웹 브라우저를 조작하고, 복잡한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할 수 있는 AI의 등장은 많은 이들에게 SF 영화 속 장면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의 기대감은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내 달력을 보고 최신 뉴스를 참고해 다가오는 클라이언트 미팅을 요약해줘'라는 한 줄의 명령만으로 AI가 직접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찾고 날짜를 확인하고 안전하게 로그인해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며, 코드를 실행하고 결과를 요약하여 슬라이드쇼나 스프레드시트 형태의 최종 산출물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동적인 AI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동적인 디지털 파트너의 탄생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업무 자동화에 목말라 하던 직장인들과 기업들에게 ChatGPT 에이전트는 구원자와 같은 존재로 비춰졌다. 반복적이고 지루한 업무들, 예컨대 일정 관리, 데이터 수집, 보고서 작성, 고객 응대 등을 AI가 대신 처리해준다면 인간은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다.

더 나아가 사람들은 ChatGPT 에이전트가 개인 맞춤형 서비스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용자의 선호와 패턴을 학습해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하고, 감정까지 분석하여 공감 어린 대화를 나누며, 마치 인간 비서처럼 세심하고 배려 깊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품었다. 이러한 기대감은 단순히 기술적 호기심을 넘어서 AI와 인간이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어졌다.

현실과 마주한 냉혹한 진실

하지만 화려한 기대감과 달리, 챗지피티 에이전트의 실제 성능은 이용자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들이 진행한 실제 테스트에서는 에이전트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와이어드에서 기자는 동시에 5개의 에이전트를 구동해 생일 선물 찾기, 로봇 개 피치덱 작성, Chess.com 체스 대국 등을 수행시킨 결과, 절반 이상의 작업이 완료되지 못하고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참고기사: https://www.wired.com/story/browser-haunted-by-ai-agents

가장 심각한 문제는 클릭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체스 게임을 진행하던 에이전트는 말을 잘못된 위치로 옮기거나 아예 엉뚱한 말을 잡는 실수를 반복했고, 결국 ‘조작이 어렵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게임을 포기해버렸다. Substack의 기술 리뷰에서도 5가지 실무 시나리오 중 2곳에서 버튼을 잘못 눌러 작업을 재시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웹사이트마다 다른 버튼 배치와 레이아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UI 해석 능력의 부족에서 기인한 문제였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콘텐트 필터링이 완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챗지피티 에이전트는 명확한 음란물 탐색 요청은 거부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지만, 실제 테스트에서는 18분 동안 금속 성인용품 10가지를 비교하고 추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AI의 맥락 이해 능력이 아직 인간 수준에 미치지 못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보안과 프라이버시 측면에서도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보안 전문 스타트업 Prompt Security는 ‘에이전트가 이용자의 세션 쿠키를 그대로 들고 다니며, 악성 사이트에 노출될 경우 계정 탈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 환경에서는 이러한 보안 취약점이 더욱 치명적일 수 있어 IBM은 ‘정확도와 데이터 통제가 부족한 만큼 온프레미스 보완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온프레미스는 데이터를 자체 서버에 두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윤리적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비슷한 웹 자동화 AI인 Perplexity AI가 robots.txt 파일을 무시하고 웹사이트를 크롤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용자 에이전트 위장' 논란이 확산되었다. 이는 챗지피티 에이전트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지만 대량 자동 탐색이 초래할 수 있는 윤리적, 저작권적 문제를 선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웹사이트 운영자들은 봇 트래픽의 급증으로 인한 서버 부하와 저작권 침해 우려를 표명했고 일부는 AI 에이전트의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챗지피티 에이전트가 아직 완성형이 아니라 실험 단계의 기술임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용자들의 화려한 기대와 달리, 현실에서의 에이전트는 여전히 인간의 지속적인 감독과 개입이 필요한 견습생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혁신의 씨앗에서 피어나는 미래의 가능성

하지만 이러한 초기 문제점들이 챗지피티 에이전트의 가치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술 발전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이해해야 하며 이미 해결책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OpenAI와 관련 연구기관들은 현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각도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은 UI 어댑터와 비전 모델의 강화이다. OpenAI 연구진은 향후 ‘비전 LLM을 접목해 화면 요소의 좌표를 더욱 정확히 인식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미 공개한 DOM 이해 LLM 기술이 적용될 경우, 에이전트는 버튼 구조를 코드 레벨에서 파악하여 현재의 클릭 오류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 인식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웹페이지의 구조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정밀한 조작으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 UI 어댑터: AI가 사람처럼 화면(앱, 웹사이트 등)을 이해하고 직접 조작(클릭, 입력, 스크롤 등)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
  • 비전 LLM: AI가 이미지를 보고 내용을 파악, 해석하는 고도화된 언어 모델
  • DOM 이해 LLM: DOM(Document Object Model)은 웹페이지(HTML)의 구조를 트리 형태로 표현한 것. AI(대형언어모델, LLM)가 웹페이지의 구조(DOM)를 읽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

보안과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해결책들이 등장하고 있다. Prompt Security는 AI 에이전트를 기업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위험한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사용자의 세션을 서로 분리하며, AI의 모든 행동을 기록하는 보안 프록시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AI가 실수로 외부에 정보를 유출하거나, 악성 사이트에 접근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IBM watsonx Orchestrate와 같이, AI가 사내 데이터베이스와 허용된 업무용 앱에만 접근하도록 제한하는 폐쇄형 스킬셋도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에이전트 접근 제어(Agent Governance)’ 시스템을 도입하면, 기업은 정보 유출과 보안 사고에 대한 걱정 없이 AI 에이전트를 보다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다중 에이전트 합의 구조의 도입이다. 스탠퍼드와 버클리 연구팀이 실험 중인 'agents-as-committee' 모델은 동일한 작업을 여러 에이전트가 병렬로 수행한 후 결과를 상호 검증하는 방식으로 초기 테스트에서 오류율을 단일 에이전트 대비 40% 감소시키는 성과를 보였다. 이는 마치 인간 조직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AI의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콘텐트 필터링 시스템도 전면적인 재설계가 예고되어 있다. OpenAI는 2025년 8월 업데이트에서 클릭 단계, 요약 단계, 출력 단계를 구분한 다중 방어벽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일 지점에서의 필터링 실패가 전체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다층 보안 체계로 훨씬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술적 개선과 함께 챗지피티 에이전트는 AI 시대에서 세 가지 차원의 혁신적 의미를 갖는다. 기술적으로는 인간과 AI 협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기존의 AI가 인간의 질문에 수동적으로 답변하는 도구였다면 에이전트는 인간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능동적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AI가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서 창의적 협업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회적으로는 일자리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 가트너는 2028년까지 전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3분의 1 이상이 생성형 AI 또는 에이전트 AI로 구동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단순 반복 업무의 자동화를 넘어서 분석과 의사결정이 필요한 고차원적 업무까지 AI가 담당하게 됨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일자리의 완전한 대체가 아니라 인간이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역할 재정의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일상생활 차원에서는 개인 맞춤형 디지털 생태계의 구축을 가능하게 한다. AI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하여 조명, 온도, 가전제품을 자동으로 제어하고, 개인의 감정 상태까지 분석하여 공감 어린 대화를 나누며, 마치 가족처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 제공을 넘어서, 인간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혁신이 될 것이다.

견습생 AI와 함께 걸어갈 미래

챗지피티 에이전트는 현재 유능한 견습생 단계에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클릭 실수로 문서를 망칠 수도 있고, 허술한 필터링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인간이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2025년 하반기까지 에이전트가 반복적 루틴 업무, 예를 들어 상품 리스트 정리, 표준 보고서 작성, 데이터 수집 등을 '감독 아래' 수행하는 수준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화면 구조가 일정한 SaaS 환경에서 먼저 클릭 정확도가 개선될 것이며, 이를 통해 기업들은 점진적으로 AI 에이전트 도입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더욱 흥미로운 변화들이 예상된다. 만약 현재의 기술적 한계들이 2-3년 내에 충분히 해결되지 못한다면, 대형 플랫폼들은 봇 트래픽을 차단하고 API 기반 유료 접근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오픈 웹의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동시에 기업들은 민감한 데이터 유출 우려로 인해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 에이전트 대신 온프레미스 LLM-Agent를 선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규제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EU AI Act와 같은 포괄적 AI 규제 프레임워크가 확산되면서, 에이전트 책임 고지와 자동 접속 제한 조항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AI 에이전트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고, 이용자와 사회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도전들에도 불구하고 AI 에이전트 시장의 성장 전망은 매우 밝다. 삼일PwC는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이 연평균 46%로 성장하여 2030년 50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단순한 시장 규모의 확대를 넘어서,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의 탄생을 의미한다.

참고자료: https://www.pwc.com/kr/ko/insights/industry-focus/samilpwc_ai-agent.pdf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챗지피티 에이전트를 '맡겨도 되는 완벽한 조수'로 기대하기보다는, '감독이 필요한 유능한 견습생'으로 바라보는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 인간이 안전제어자(air-traffic controller)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에이전트에게 적절한 업무를 맡기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때, 우리는 생산성 향상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유령 클릭'의 공포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챗지피티 에이전트는 AI 시대의 중요한 이정표이다. 완벽하지 않은 현재의 모습이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이는 혁신적 기술이 성숙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자율주행차가 완전 무인 운행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했듯이 AI 에이전트도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맹목적 기대나 성급한 실망이 아니라 기술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실적 한계를 받아들이는 균형 잡힌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