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옴니버스가 여는 콘텐트의 미래

AI와 3D 기술이 콘텐츠 제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엔비디아 옴니버스와 오픈USD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반복작업을 최소화하고, 협업과 창의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새로운 제작 표준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기술은 언제나 도구이며,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여전히 인간이다.

엔비디아 옴니버스가 여는 콘텐트의 미래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와 오픈USD(OpenUSD)는 AI와 3D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여 마케팅 콘텐트 제작 과정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이 기술을 통해 수백만 가지의 맞춤형 광고와 상품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면서 콘텐트 제작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브랜드 일관성을 높이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 다. 

옴니버스와 오픈USD, 콘텐트 제작의 새로운 표준 

엔비디아 옴니버스(Omniverse)를 이해하려면 먼저 기존 3D 작업의 문제점을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 3D 디자이너들은 각자 다른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건축가는 오토캐드(AutoCAD)를, 애니메이터는 마야(Maya)를, 게임 개발자는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을 쓰는 식이다. 문제는 이들 프로그램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A팀이 마야로 만든 3D 모델을 B팀이 블렌더(Blender)에서 수정하려면 복잡한 변환 과정을 거쳐야 했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손실 되거나 왜곡되는 경우가 많았다. 

옴니버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3D 작업의 구글 독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구글 독스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하나의 문서를 편집할 수 있듯이, 옴니버스에서는 서로 다른 3D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하나의 3D 장면을 작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광고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서울의 3D 모델러가 마야로 자동차 모델을 만들고 뉴욕의 환경 디자이너가 3ds Max로 도시 배경을 설계하며 런던의 조명 전문가가 블렌더로 조명을 설정한다. 기존에는 각자 작업을 완료한 후 파일을 주고받으며 합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옴니버스에서는 세 사람이 동시에 작업하면서 실시간으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서 자동차 색상을 빨간색으로 바꾸면 뉴욕과 런던에서도 즉시 그 변화가 반영된다. 

오픈USD(OpenUSD)는 이러한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USD는 Universal Scene Description의 줄임말로, 픽사(Pixar)에서 개발한 개방형 3D 파일 형식이다. 이는 복잡한 3D 장면의 모든 요소들을 하나의 표준화된 형식으로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마치 문서 작업에서 PDF가 어떤 프로그램에서든 동일하게 보이는 것처럼, 오픈USD는 3D 세계에서 그런 역할을 한다. 

더 놀라운 것은 AI의 개입이다. 옴니버스에 구축된 3D 장면에 AI를 적용하면 자동으로 수천 가지 변형을 생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스마트폰 3D 모델이 있다면 AI가 자동으로 색상, 각도, 배경, 조명을 바꿔가며 수만 장의 제품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는 기존에 포토그래퍼가 스튜디오에서 며칠에 걸쳐 촬영해야 했던 작업을 몇 시간 만에 완료할 수 있게 해준다. 

오늘날 마케터들은 모든 채널에서 소비자 개개인에게 맞춘 콘텐트를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콘텐트 제작 방식은 비효율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이 많아 창의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제품 사진 하나를 위해 수많은 촬영과 편집을 거치고, 국가별, 매체별로 버전을 따로 만들어야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엔비디아는 **'오픈USD(OpenUSD)'**라는 개방형 3D 표준과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을 제시한다. 

오픈USD는 다양한 3D 툴 사이의 데이터 호환성을 높여 3D 장면을 표준화하고, 옴니버스는 이를 기반으로 여러 팀이 협업하여 콘텐트를 제작, 관리, 배포하는 과정을 단순화하는 강력한 협업 플랫폼이다. 

글로벌 브랜드는 어떻게 AI 혁신을 이끌고 있는가?

이미 발 빠른 글로벌 기업들은 AI와 3D 생성 기술을 실제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놀라운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관련 기업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 효과는 명확하다. 

네슬레 (Nestlé)는 액센츄어 송(Accenture Song)과 협력하여 제품을 디지털 트윈으로 전환했으며 이를 통해 콘텐트 제작 시간과 비용을 무려 70%나 절감했다. 이 디지털 트윈은 모든 제품의 변형과 라벨 정보를 하나의 파일에 담아, 반복적인 현장 촬영을 5번에서 1번으로 줄이는 효율을 가져왔다. 

유니레버(Unilever)는 월드 컬렉티브(World Collective)와 함께 사실적인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여 수개월이 걸리던 촬영 기간을 단 며칠로 단축하고 비용을 절반(50~55%)으로 낮췄다. 이미지 생산 속도는 두 배 빨라졌고, 브랜드 일관성은 100% 유지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콘텐트 중복은 5배나 줄었다. 

모에 헤네시(Moët Hennessy)는 INDG의 Grip 플랫폼을 사용하여 콘텐트 생산 속도를 2배 높이고 300만 개 이상의 변형 콘텐트를 생성하며 개인화 마케팅을 강화했다. 

이 외에도 차량 마케팅 전문 기업 카타나 스튜디오(Katana Studio)는 닛산(Nissan)의 마케팅에 옴니버스를 활용해 시간과 비용을 줄였고, 유통업체를 위한 AI 콘텐트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스카이 인텔리전스(SKAI Intelligence)는 기존 방식보다 최대 95% 빠르게 콘텐트를 제작하고 있다. 

콘텐트 공급망의 산업혁명, 무엇이 달라졌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콘텐트 공급망의 산업혁명'이라고 평가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AI와 디지털 트윈이 콘텐트 제작 워크플로우를 혁신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개인화된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는 AI가 단순히 업무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제작자의 창의력을 촉진하는 '새로운 동료'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가트너(Gartner)와 같은 시장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많은 CMO(최고 마케팅 책임자)들이 한정된 예산 안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성형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이 AI 예산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콘텐트 제작 자동화와 개인화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단 하나의 제품 모델로 수천 가지 변형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이러한 요구에 완벽하게 부응한다. 

네슬레의 사례처럼 여러 제품을 3D 모델로 만들어두면 각 나라의 시장 특성에 맞게 라벨이나 색상을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 이는 퓨리나, 네스카페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현지화 전략을 가속하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유니레버의 마케팅 책임자 에시 에글레스턴 브레이시는 "기술 덕분에 우리 팀은 반복적인 작업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진정성 있는 연결을 만드는 스토리텔링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한다. 

기술을 넘어, 인간의 창의성과 윤리를 향하여 

이러한 기술의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디지털 트윈 시장 규모가 수 천억 달러(약 1,500억~2,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 만장일치로 예측한다. 엔비디아 역시 올해 8월 10-14일 밴쿠 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컴퓨터 그래픽스 학회 시그래프(SIGGRAPH) 2025에서 오픈USD와 옴니버스 관련 세션 및 교육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화려한 기술의 이면에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들도 남아있다. 생산의 자동화가 인간의 창의성을 저해하거나 데이터 품질과 윤리적 기준이 확보되지 않으면 편향된 모델과 저품질 콘텐트가 대량 생산될 위험이 있다. 기술은 시민의 권리와 기업의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며, 결코 인간 고유의 시선과 이야기를 대체할 수는 없다.

AI 시대, 마케터가 가져야 할 새로운 관점 

엔비디아 옴니버스가 제시하는 미래는 단순히 '더 빠르고 저렴하게' 콘텐트를 만드는 것을 넘어선다. 이는 마케터와 크리에이터가 반복적인 업무에서 해방되어 본질적인 가치, 즉 창의성과 스토리텔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기술은 세상을 읽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브랜드는 기술과 인간의 협업을 통해 효율성과 창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균형 잡힌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AI라는 디지털 마법사의 힘을 빌리되, 세상을 읽는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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