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햇빛주차장과 기본소득의 올바른 방향

"기본소득은 재원이 없어서 불가능하다." 이 통념에 안산 공단삼거리 주차장 지붕이 반론을 제기한다. 2025년 11월부터 시행된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으로 공영주차장 태양광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현행법은 발전 수익이 민간 사업자에게 귀속되는 구조를 허용한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안산 현장을 찾은 것은 이 구조를 조례로 막겠다는 선언이었다. 재원이 없는 게 아니라 방향이 잘못된 것이다.

지난해 일정 규모 이상 공영주차장 태양광설비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올해부터 안산시에서도 공영주차장 태양광 설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용혜인 국회의원이 14일(토) 안산 공단삼거리 제3주차장 태양광 발전설비 현장을 방문하여 안산시 햇빛주차장 설치 현황을 점검했다. 기본소득당 제공.

레이 | 디지털 저널리스트 | awesome.ai.life@gmail.com | 2026년 3월 16일

기본소득은 "재원이 없어서 불가능한 제도"라는 통념이 있습니다. 하지만 2026년 3월, 안산 공단삼거리 주차장 지붕 위 태양광 패널은 그 통념에 조용히 반론을 제기합니다. 공공 토지에서 생산되는 에너지 수익을 시민에게 돌리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기본소득 재원 논의의 현실적 출발점입니다.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

기본소득은 소득 수준이나 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시민에게 정기적으로 일정한 돈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지금의 복지 제도처럼 "가난해야만 받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라는 자격만으로 받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찬반이 엇갈리는 주제이지만, 이 글은 그 논쟁 이전에 하나의 전제를 먼저 살펴봅니다. "기본소득은 재원이 없어서 불가능하다"는 통념이 정말 사실인지 따져보는 것입니다.

안산 햇빛주차장, 무슨 일이 있었나

2026년 3월 14일 토요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이 안산 공단삼거리 제3주차장 옥상을 찾았습니다. 이날 현장 점검에는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최현수 이사와 안산시의원 가선거구 홍순영 예비후보가 함께했습니다.

주차장 지붕 위에 촘촘히 깔린 태양광 패널들이 봄볕을 전기로 바꾸고 있었습니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영주차장과 유휴부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운영해온 곳입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보다 먼저, 시민들이 스스로 조직을 만들어 공공 공간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꿔온 것입니다.

현장에서 홍순영 예비후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산시 햇빛주차장 조례를 제정해 현행법상 의무화 대상에서 빠지는 소규모 공영주차장까지 설치 대상을 확대하겠습니다. 시민 참여형, 공공 주도 모델을 우선 적용해 발전 수익이 시민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안산시민과 함께 햇빛발전을 확대하고 그 결실 또한 함께 누려온 안산의 사회연대경제의 경험을 확장시키겠습니다."
안산시 햇빛주차장 조례를 제정해 현행법상 의무화 대상에서 빠지는 소규모 공영주차장까지 설치 대상을 확대하겠습니다.
안산시의원 가선거구 홍순영 예비후보 (자료출처 : 기본소득당)(기본ㅅ

용혜인 의원은 이날 제도적 뒷받침의 필요성을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올해 공영주차장 태양광 의무화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설치 과정에서 민간 수익 독점이 아닌 안산시민에게 수익이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본소득당이 '책임지는 야당'으로 앞장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견인하는 지방정책을 주도하겠습니다."

문제의 핵심: 공공 토지의 수익이 민간으로 가고 있다

2025년 11월 28일부터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이 시행됐습니다. 이 개정안에 따라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주차구획 면적 1,000㎡(약 80면) 이상 공영주차장에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올해부터 안산을 포함한 전국 공영주차장에 태양광 설비가 본격 확산될 전망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첫째, 의무화 대상이 1,000㎡ 이상 주차장으로 한정되어 있어 소규모 공영주차장은 적용에서 빠집니다. 둘째, 현행법은 공공기관이 주차장 부지를 민간 사업자에게 임대해 설비를 설치하는 방식도 의무 이행으로 인정합니다. 이 경우 공공 토지를 활용하되 발전 수익은 민간 사업자에게 귀속될 수 있고 정작 그 토지의 주인인 시민은 수익 배분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우리 세금으로 만든 땅 위에서 생산된 에너지 수익이 우리에게 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229년 전 토마스 페인이 이미 답했다

이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오래된 논리가 있습니다. 1797년 미국 독립혁명의 사상적 기초를 놓은 토마스 페인(Thomas Paine)이 쓴 <토지정의(Agrarian Justice)>입니다.

페인은 이 책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토지는 원래 모든 사람의 공동 재산이었는데, 특정인이 사유화하면서 공동체 전체가 누렸어야 할 가치를 가져갔다고요. 따라서 토지를 사유화한 자는 공동체에 보상해야 하고 그 보상금으로 모든 시민에게 기본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습니다. 18세기 자유주의 혁명가가 기본소득의 철학적 뼈대를 제시한 셈입니다.

이 229년 전 논리가 2026년 안산 주차장 지붕 위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논리 구조는 간단합니다. 공영주차장 토지는 시민 모두의 것입니다. 그 공공 토지 위에서 채집되는 햇빛에너지 수익도 마찬가지입니다. 토지가 공유물이라면 그 위에서 생산된 에너지 수익도 공유물이어야 합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안산 햇빛주차장 조례는 이 오래된 원칙을 2026년의 언어로 다시 쓰려는 시도입니다.

재원이 없는 게 아니라, 방향이 잘못된 것이다

기본소득 재원 논쟁은 흔히 "어마어마한 돈을 어디서 마련하느냐"는 거대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실제 논의의 출발점은 달라야 합니다. 지금 이미 생산되고 있는 공공 가치가 누구에게 흘러가고 있는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전국 공영주차장의 규모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서울시 공식 현황(2025년 12월 말 기준)에 따르면 서울시가 서울시설공단 등에 위탁하여 운영하는 시영 공영주차장만 123개소, 17,324면입니다. 25개 자치구가 각각 관리하는 구영 주차장까지 합산하면 수천 개소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서울 하나만 해도 이 정도입니다. 전국으로 확장하면, 거기에 지하철 역사 옥상, 공공청사 지붕, 학교 건물 위, 공공도서관 천장까지 더해집니다.

이 모든 공간이 잠재적 햇빛발전소입니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 수익을 시민 배당으로 전환하는 것은 유토피아가 아닙니다. 지금 안산에서 시도하는 것처럼 지방 조례 한 장으로 시작할 수 있는 정책 설계의 문제입니다.

이미 비슷한 시도가 곳곳에서 시작됐습니다. 전남 무안군은 40MW 규모의 공공 주도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추진하며 연간 100억원 안팎의 발전 수익을 군민 기본소득과 복지 정책에 활용하는 구조를 구상 중입니다. 경기도는 2026년 200개 마을을 대상으로 태양광 수익을 햇빛소득이나 마을기금 형태로 환원하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없는 돈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생산되는 공공 가치를 공공의 것으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작은 것부터, 그러나 구조를 바꾸면서

기본소득이 불가능하다는 통념에는 세 가지 혼동이 섞여 있습니다.

첫째, 규모의 혼동입니다. 기본소득 제도를 전면 도입하는 것과 기본소득 재원의 물꼬를 트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안산 햇빛주차장 조례 하나가 전국 기본소득을 당장 실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도, 건강보험도 처음부터 전면 도입된 제도가 아닙니다. 작은 실험이 제도를 증명하고 증명된 제도가 확장됩니다.

둘째, 재원의 혼동입니다. "재원이 없다"는 것과 "재원이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은 다른 말입니다. 공공 토지에서 생산되는 가치가 시민이 아닌 민간에 귀속되는 구조를 바꾸는 것은 새로운 세금 신설이 아닙니다. 이미 흐르고 있는 돈의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셋째, 주체의 혼동입니다. 기본소득 재원 논의가 꼭 중앙정부와 국회에서 시작될 필요는 없습니다. 안산의 사례처럼 지방정부와 협동조합과 시민사회가 먼저 실험하고 증명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기본소득당은 오는 4월 1일 안산햇빛주차장시민연대와 함께 안산시 햇빛주차장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해는 이미 거기 비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빛의 열매를 누가 갖는가, 그것을 결정하는 구조를 누가 설계하는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본소득과 기존 복지 제도는 어떻게 다른가요?
기존 복지 제도는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인 사람에게만 지급됩니다. 기본소득은 소득 수준이나 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시민에게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신청 자격을 심사하지 않아 행정 비용이 줄고, 수급자 낙인 문제도 없습니다.

Q. 공영주차장 태양광 수익이 얼마나 되나요?
안산 공단삼거리 제3주차장을 포함한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의 구체적 발전 수익은 현재 공개된 공식 수치가 없어 정확한 추산이 어렵습니다. 태양광 발전 수익은 설비 용량, 설치 위치, 그리고 전력 단가(SMP)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다만 전국 수천 개소 공영주차장이 모두 설비를 갖추면, 누적 규모는 상당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Q. 민간 수익 독점을 막는 조례는 어떻게 작동하나요?
안산 햇빛주차장 조례는 현재 제정 추진 단계이며, 4월 1일 토론회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조례가 제정될 경우, 지방정부가 외부 민간 사업자에게 단순 임대하는 방식 대신 협동조합이나 공공기관이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우선시하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발생한 수익은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마을기금, 또는 시민 배당 형태로 환원하는 방안을 담을 수 있습니다.

Q. 안산 햇빛주차장 조례 토론회는 언제 열리나요?
기본소득당 안산시지역위원회와 안산햇빛주차장시민연대는 2026년 4월 1일(수) 오전 10시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