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창당 6주년: 디지털 시대 사회계약의 재설계
2026년 1월 19일, 기본소득당 6주년. 2023년 합류한 콘텐트 전문가의 시선으로 본 이 정당의 생존은 정치적 기적이 아닌 구조적 필연이다. AI 시대, 플랫폼 경제가 재편하는 사회에서 보편성, 무조건성, 개별성, 정기성, 현금성이라는 다섯 원칙은 사회계약의 재협상이자 복지 시스템의 구조적 업데이트다. 평균 27세 온라인 정당으로 시작해 2,192일간 단일 아젠다로 관통한 힘. 감상이 아닌 설계, 선동이 아닌 데이터로 증명해온 여정. 베이직 민트 깃발 아래 기본소득당은 새로운 분배 메커니즘의 구조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2026년 1월 19일은 기본소득당 6주년 기념일이다. 나는 2023년 11월에 합류했으니 창당 멤버는 될 수 없는 중간 입장자이지만 이 실험의 전환기를 함께 건너온 관찰자이자 참여자다. 30 여년간 콘텐트로 먹고 살며 대기업부터 테크 기업의 언어를 다뤄온 내 눈에, 이 소수 정당의 생존은 단순한 정치적 기적이 아니라 구조적 필연에 가깝다.
민트색 깃발이 상징하는 것
베이직 민트. 이 색상 하나에 밀레니얼의 디지털 감각과 생명의 녹색이 겹쳐진다. 브랜딩 전략으로도 탁월하지만 본질은 더 깊다. 이건 새로운 사회적 기본값(default)에 대한 제안이다. AI 전환기를 관통하며 우리가 묻는 건 간단하다. 플랫폼이 데이터로 벌어들이는 수익,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가치, 토지가 낳는 불로소득... 이 모든 공동자산의 몫을 왜 소수만 가져가는가?
법철학적으로 보면 이건 사회계약의 재협상이다. 로크의 재산권 이론도, 롤스의 정의론도 AI가 노동시장을 재편하는 2020년대엔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기본소득당은 그 업데이트 패치를 정치 언어로 번역한 첫 번째 시도다.
다섯 가지 원칙, 타협 불가의 구조
보편성, 무조건성, 개별성, 정기성, 현금성. 이 다섯 개 원칙은 단순한 정책 슬로건이 아니라 시스템 설계의 요구사항 명세서다.
가령 "개별성"을 보자. 가구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 지급. 이건 종속의 해체다. 누군가의 배우자, 누군가의 자녀가 아닌, 독립적 경제 주체로서의 인정.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이런 원자적 개인의 경제적 자율성은 더 결정적이 된다. 긱 이코노미, 1인 창작자, 프리랜서—이들은 가구 단위 복지로는 절대 포착되지 않는다.
"무조건성"도 마찬가지. 일을 하느냐 마느냐, 아프냐 건강하냐를 따지지 않는다는 건 행정 비용의 극적 감소이자 인간 존엄의 사전 인정이다. 조건을 검증하는 순간 관료제가 비대해지고, 낙인이 발생하고, 진짜 필요한 사람이 탈락한다. 이건 복지국가 설계의 구조적 딜레마를 정면 돌파하는 솔루션이다.
2,192일, 증명의 시간
평균 연령 27세의 온라인 정당으로 시작해 21대 국회 진입, 12.3 사태 당시 민주주의 방어선, 2025년 정권 교체의 한 축. 이 궤적을 추적하면 하나의 패턴이 보인다. 단일 아젠다의 힘이다.
거대 양당이 모든 이슈를 다 끌어안다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못하는 동안, 기본소득당은 하나만 팠다. 그리고 그 하나가 시대정신과 공명했다. 이건 미디어 전략의 기본이기도 하다. 메시지는 명료해야 하고, 일관되어야 하며, 반복되어야 한다. 6년간 한 가지만 말했더니 이제 사람들이 듣기 시작했다.
팩트만이 살아남는다
2023년 11월, 내가 이 당에 가입한 건 감성이 아니라 논리적 타당성 때문이었다. 법학 공부를 하면서, AI 거버넌스를 취재하면서, 디지털 전환의 최전선에서 콘텐츠를 만들면서 계속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기존 복지 시스템은 AI 시대를 감당 못한다. 우리에겐 새로운 분배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그리고 6주년을 맞은 지금 이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거대 담론은 결국 구조의 문제고 구조는 숫자와 법으로 증명된다. 베이직 민트 깃발 아래에서 우리가 한 일은 감상이 아니라 설계였고, 그 설계가 작동한다는 걸 2,192일이 보여줬다.
앞으로도 우리가 할 일은 명확하다. 팩트를 쌓고, 균형을 유지하고, 구조를 설명하는 것. 말장난 대신 논리로, 선동 대신 데이터로. 그렇게 6년을 버텼고, 그렇게 다음 6년도 갈 것이다.
그게 내가 이 당을 선택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