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과 바람이 돈이 되는 날: 기본소득당 전남광주햇빛바람특별시 공약 해부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광주 햇빛바람 특별시' 공약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 확대,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 한빛원전 축소폐쇄까지 3대 원칙과 4대 정책을 담은 이 공약에는 '기본소득'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구조를 들여다보면 공유부 배당 논리가 그대로 작동한다. 신안군 햇빛연금과 알래스카 영구기금의 계보 위에 서 있는 이 공약이 지역 발전의 선순환 고리가 될 수 있는지 해부한다.
레이 | 디지털 저널리스트 | awesome.ai.life@gmail.com | 2026년 4월 6일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본소득당이 오늘(4월 6일) 첫 번째 전남광주 공약을 발표했다. 이름도 선명하다. "전남광주 햇빛바람 특별시." 용혜인 대표가 직접 광주광역시의회 브리핑룸에 서서 3대 원칙과 4대 정책으로 구성된 에너지 전환 비전을 제시했다. 핵심은 재생에너지 이익공유 확대, 공공투자, 전력망 현대화,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 한빛원전 축소·폐쇄다.
공약의 구조를 먼저 파악한 뒤, 의미와 한계를 함께 해부한다.
공약의 구조: 무엇을 말했는가
출발점: 호남의 재생에너지 잠재량
전국을 권역으로 나눴을 때, 호남은 재생에너지 시장 잠재량이 가장 높은 권역이다. 특히 해상풍력은 전국 잠재량의 40%를 차지한다. 이것이 공약 전체의 논리적 토대다. "자원이 있으니, 그 자원의 수익을 주민에게 돌려라"는 명료한 구조다.
여기에 3대 전환 원칙이 덧붙는다. 첫째, 에너지 전환과 소득 분배의 직접적 연동. 둘째, 지역 주도 산업 발전과 연동. 셋째, 핵발전 축소, 폐지와 연동. 이 세 원칙이 흔들리면 공약 전체의 일관성이 무너진다.
1번 정책: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 확대
용혜인 대표가 대표발의한 <주민주도 재생에너지 협동조합법>은 지역 주민이 에너지협동조합 조합원 자격으로 재생에너지 사업 수익의 일부를 배당받는 신안군 모델의 확산을 목표로 한다. 또한 <해상풍력 이익공유법>은 정부가 발전사업자로부터 사업 승인 조건으로 최대 20% 이내 공유지분을 받아, 수익을 국민과 지역주민에게 7:3 비율로 배당하는 구조다.
신안군 햇빛연금은 이미 실증된 선례다. 2018년 10월 조례 제정, 2021년 4월 첫 배당 지급으로 시작된 주민 참여형 태양광 발전 수익 배분 모델은 발전사업자가 주민에게 임대료가 아닌 주식 배당 방식으로 수익을 나누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전국 최초 모델이었고 이후 여러 지역의 참고 사례가 됐다.
공공투자 측면에서는 중앙정부 통합지원금 20조 원 중 20%인 4조 원을 재생에너지 직접 공공투자에 쓰고, 전남광주특별시가 발전량의 최소 10%를 영구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영원히 마르지 않을 햇빛바람의 10%를 영원히 주민 몫으로"라는 표현은 수사가 아니라 배당 수익의 항구적 확보를 뜻한다.
2번 정책: 전력망 현대화
재생에너지 전환의 실질적 병목은 기술이 아니라 계통(계통연결, grid connection)이다. 기본소득당은 송전망 지중화를 통한 송전탑 없는 송배전망 구축, 대규모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가상발전소(VPP) 도입을 통한 계통 안정성 구축, 지산지소형 에너지 공급, 소비 체제를 위한 송배전 인프라 정비를 3대 전력망 현대화 정책으로 제시했다.
특히 송전망 지중화 주장은 농어촌 주민의 관점에서 중요하다. 수도권과 신도시에는 이미 대부분 송변전선로를 땅에 묻었다. 상대적으로 돈이 적게 드는 지상 송전망은 농어촌 주민의 희생과 부담 위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용 대표는 강조했다. 이것은 에너지 정의(energy justice) 논거다.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이 가장 낮은 수준의 인프라를 감내해온 비대칭 구조를 문제 삼는 것이다.
3번 정책: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
이 정책이 가장 전략적이다. 재생에너지 생산지에 가까울수록 낮은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를 도입하면 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호남으로 유치하는 데 결정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될 것이라고 용 대표는 강조했다.
2024년 삼성전자가 평택에 착공한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시설의 예상 전력 수요는 연간 12TWh로, 제주도 전체 가정용 전기 소비량에 맞먹는다고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급됐다. AI 시대에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이 얼마나 전력이 필요한 산업인지 보여준다. 기업 입장에서 전기요금은 이제 입지 결정의 핵심 변수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압력까지 더하면 재생에너지가 풍부하고 전기요금이 싼 지역은 당연히 경쟁에서 유리하다.
만약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가 현실화되면, 호남은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 시설 유치에서 수도권에 비해 실질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미 해남 솔라시도의 데이터센터 부지에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이 참여 의사를 시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경로의 현실성을 뒷받침한다.
4번 정책: 한빛원전 축소, 폐쇄
가장 논쟁이 많을 공약이다. 한빛발전소 1~6호기가 2024년 생산한 전력량은 4500만MWh다. 이 전력량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이익공유제를 적용할 경우 연간 수조 원의 주민 이익공유가 가능하다는 것이 기본소득당의 추산이다. 또한 기존 원전 계통망을 재생에너지 계통으로 전환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4500만MWh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용 대표는 중동 전쟁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이 상호 핵발전소를 공습한 사실을 들어 핵발전소가 국민의 생명, 경제, 에너지 안보 모든 측면에서 항구적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지정학적 안보 논거로서 기존의 환경 안전 논거와는 다른 결을 갖는다.

공약의 의미: 무엇을 함의하는가
첫 번째 함의: 기본소득의 지역화
이 공약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기본소득'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공약의 구조는 기본소득의 지역적 변형이다. 재생에너지 수익을 주민에게 직접 배당하는 이익공유제는 공유부(commons)에서 발생한 수익을 공동체 구성원에게 직접 분배하는 기본소득의 핵심 논리와 정확히 일치한다.
기본소득 이론가들이 공유자원에 대한 권리를 논거로 활용해온 전통은 토마스 페인(Thomas Paine)의 토지 배당 사상에서 출발해, 필리프 판 파레이스(Philippe Van Parijs)의 실질적 자유론(real libertarianism), 가이 스탠딩(Guy Standing)의 프레카리아트론까지 이어진다. 이 공약은 햇빛과 바람이라는 자연 자원을 특정 사업자나 국가가 독점하지 않고 지역 주민에게 귀속시켜야 한다는 논리 위에 서 있다. 알래스카 영구기금(Alaska Permanent Fund)이 석유 수익을 주민에게 직접 배당하는 것과 동일한 구조다. 1976년 주민투표를 통해 기금이 창설되고 1982년부터 첫 배당이 시작된 이 제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공유자원 배당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 공약은 기본소득당이 전국 보편 기본소득이라는 추상적 이상을 지역 단위의 구체적 정책으로 내려꽂는 시도다. "기본소득이 뭔지 모르겠지만, 매달 내 통장에 햇빛바람 배당금이 들어온다"는 감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두 번째 함의: 산업 소외의 역전 서사
용혜인 대표는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를 겪었던 호남의 미래는 재생에너지 자원을 주민 복리와 얼마나 잘 연결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단순한 지역 공약을 넘어, 호남의 역사적 서사와 연결된다.
박정희 개발 독재 시기부터 호남은 정치적 차별과 산업 배제를 동시에 겪었다. 경부선 중심의 산업 벨트는 영남에 집중됐고, 호남은 전통적으로 농업 지대로 남았다. 이 공약은 그 역사적 불균형을 AI 시대의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으로 뒤집겠다는 정치적 선언이기도 하다. "우리가 뒤처진 것은 능력 때문이 아니라 구조 때문이었다, 이제 그 구조가 바뀐다"는 서사다.
세 번째 함의: 에너지 정의와 지역균형발전의 결합
기존의 에너지 정책 담론은 주로 두 트랙으로 나뉘었다. 환경, 기후 트랙과 산업, 경제 트랙이다. 이 공약은 두 트랙에 세 번째 트랙인 분배 정의를 끼워 넣는다. 전력을 생산하는 지역이 전력을 소비하는 지역보다 더 나쁜 환경과 더 낮은 소득을 감내해온 구조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다.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가 실현되면 이것은 단순한 지역 특혜가 아니라 에너지 손실률에 기반한 합리적 가격 신호가 된다.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거리에 비례하는 송전손실은 실재하는 물리적 현실이다. 그 손실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현재 구조가 오히려 왜곡이다.
공약의 한계와 남은 과제: 강한 반론을 정면으로
이 공약에는 해결해야 할 진지한 논점이 있다.
첫째, 재원과 거버넌스의 현실성이다. 통합지원금 20조 원 중 4조 원을 직접 공공투자에 쓴다는 구상은 이 통합지원금의 법적 근거와 배분 권한이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전남광주특별시 특별법은 현재 행정안전위원회 심사 과정에 있으며, "20조 원 통합지원금"의 구체적 규모와 배분 구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공약에서 제시된 4조 원 공공투자 수치의 법적 근거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둘째, 한빛원전을 대체하는 현실적 타임라인이다. 4500만MWh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속도로 어떤 재원으로 어떤 계통 보완 조치와 함께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경로가 이번 공약에서는 제시되지 않았다. 원전 폐쇄의 시점과 재생에너지 전환의 완성 시점 사이에는 반드시 공백이 존재하고, 그 공백 구간의 전력 안정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는 미확인으로 남아 있다.
셋째, 이익공유의 수혜 범위다. 신안군 모델은 성공적이지만, 신안군의 인구는 약 3만8천~3만9천 명이다. 전남과 광주를 합친 인구는 약 326만 명(전남 약 181만, 광주 약 145만)이다. 배당의 단위가 커지더라도, 발전 규모도 함께 커진다면 1인당 수령액이 반드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발전 규모의 성장이 인구 규모를 얼마나 빠르게 따라잡느냐에 따라 실질 배당액이 결정되며 이에 대한 정밀한 설계가 공약에서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넷째, 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선행조건이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첨단산업 유치에는 전기요금 외에도 숙련 인력, 물류 인프라, 기술 생태계, 규제 환경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전기요금 차등만으로 AI, 반도체 기업이 수도권을 떠나 호남으로 올 것이라는 기대는 낙관적이다. 그러나 한국일보가 보도한 전남형 에너지 기본소득 포럼에서 전문가들이 지적했듯 그 조건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훨씬 낫다는 점도 사실이다.
전남광주의 발전 방향과의 연결
이 공약이 전남광주의 발전 경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려면 현재 전남광주가 처한 구조적 문제를 먼저 직시해야 한다. 전남 22개 시군 중 13곳이 소멸 고위험 지역이고 광주는 산업 기반이 취약한 도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비롯한 연구 인프라가 있지만 이를 실질적인 산업으로 전환하는 고리가 약했다.
이 공약이 제시하는 발전 경로는 세 가지 고리의 연결이다. 첫째, 자원에서 수익으로. 전남의 햇빛과 바람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그 수익을 주민에게 배당한다. 이것이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소비를 지탱하는 기초 소득의 역할을 한다.
둘째, 에너지에서 산업으로다.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낮은 전기요금이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산업의 유치 조건이 된다. 이미 빅테크 기업들이 솔라시도를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경로의 현실성을 뒷받침한다.
셋째, 산업에서 일자리와 세수로 가야한다. 첨단산업이 들어오면 일자리가 생기고 지방세수가 늘고 그 재원이 다시 공공투자로 이어진다. 순환 경제의 선순환 고리다.
이 세 고리가 실제로 연결되려면 그 어느 하나도 약해서는 안 된다. 현재 공약 수준에서 가장 실질적으로 가시화된 것은 이익공유제다. 이미 법안이 발의되어 있고 신안군이라는 검증된 선례가 있다. 반면 산업 유치와 전력망 현대화는 중앙정부, 한국전력, 민간 기업과의 협치 없이는 특별시의회의 역량만으로 추진하기 어렵다.
기본소득당은 이 공약으로 무엇을 하려는가
기본소득당은 이 공약으로 두 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다. 하나는 현실 정치다. 6월 3일 선거에서 전남광주특별시의회 의석을 얻기 위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했다. 다른 하나는 담론 정치다. 기본소득의 추상적 이상을 지역 자원 배당이라는 매우 구체적인 언어로 번역해, "기본소득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이 공약의 강점은 논리의 일관성이다. 재생에너지 자원 > 이익공유 > 주민 소득 > 산업 유치 > 고용 창출 > 세수 확보의 사슬이 내부적으로 정합하다. 약점은 중앙정부 의존도다. 특별시의회는 조례를 만들 수 있지만 전기요금 결정권은 한국전력과 산업통상자원부에 있고 통합지원금의 배분 권한은 중앙정부에 있다.
전남광주특별시는 2026년 출범 예정인 법정 특별시로 관련 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특별시의 권한과 재원 구조가 어떻게 확정되느냐에 따라 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크게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겠다. 기본소득당의 이 공약은 완벽하지 않다(그러나 솔직히 공약이 완벽한 선거가 어디 있던가). 재원의 근거가 더 구체화되어야 하고 원전 대체의 타임라인도 더 정밀해야 한다. 그러나 방향은 옳다. 자원을 가진 지역이 그 자원의 수익에서 소외되는 구조는 정의롭지 않다. 햇빛과 바람이 돈이 되는 시대에 그 돈이 누구에게 가야 하는지를 묻는 것은 기후 정책이 아니라 분배 정의의 문제다. 기본소득당이 그 질문을 선거의 언어로 번역했다는 것, 그 자체로 이미 의미 있는 정치적 행위다. / raylogue
FAQ
Q1. 전남광주 햇빛바람 특별시는 전남과 광주가 합쳐지는 건가?
맞다. 이 공약은 전남광주특별시 출범을 전제로 한다. 전남광주특별시는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를 통합하는 법정 특별시로 관련 특별법이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전남 22개 시군과 광주 5개 자치구를 아우르는 약 326만 명 규모의 광역 행정체제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다. 기본소득당은 이 통합 출범 이전부터 특별시의회 진출을 준비하며 선제적으로 공약을 발표한 것이다.
Q2. 신안군 햇빛연금이 성공했다면 전남광주 전체로 확대할 수 있는 건가?
원리상 확대 가능하고 전남도 역시 이를 공식 정책 목표로 추진 중이다. 신안군 햇빛연금은 2018년 10월 조례 제정, 2021년 4월 첫 배당 지급 이후 인구 증가 전환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냈다. 그러나 규모 확대에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발전 규모가 인구 규모에 비례해 커져야 한다. 신안군의 1인당 배당이 의미 있는 이유는 인구(약 3만9천 명) 대비 발전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전남광주 전체(약 326만 명)로 확대할 경우, 발전 규모가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한다. 둘째, 이익공유법의 입법이 완수되어야 한다. 현재 용혜인 대표가 발의한 두 법안(협동조합법, 해상풍력 이익공유법)이 국회에서 처리되어야 법적 토대가 생긴다.
Q3.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가 도입되면 다른 지역 소비자들의 전기요금이 오르는가?
이 질문이 이 공약에서 가장 중요한 반론이다. 생산지에 가까울수록 낮은 요금을 부과하는 구조는, 생산지에서 먼 소비지(주로 수도권)의 요금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에너지 정의'인지 '역차별'인지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공약 설계상 논거는 명확하다. 송전 손실은 거리에 비례하는 물리적 현실이므로,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의 문제다. 현재 구조는 생산 지역 주민이 낮은 인프라 수준을 감내하면서 소비 지역 주민이 낮은 송전 비용의 혜택을 누리는 구조다. 차등제는 그 비용을 재분배하는 것이지 새로운 부담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지지 측 논거다. 반대 측에서는 산업 경쟁력 약화, 전기요금 체계 복잡화, 한전의 손익 구조 교란을 우려한다.
Q4. 한빛원전 폐쇄 공약은 현실적인가?
현실적 경로가 존재하지만, 공약에서 그 경로가 충분히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다. 한빛발전소 1~6호기의 2024년 발전량은 4500만MWh로, 이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설비 투자와 계통 정비가 필요하다. 기존 원전 계통망을 재생에너지 계통으로 전환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실재한다. 그러나 원전 폐쇄 시점과 재생에너지 전환 완성 시점 사이의 공백 구간에서 전력 안정성을 어떻게 담보할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이번 공약 발표에서는 제시되지 않았다. 한빛원전 지역 주민과 어민의 의사 반영 방식 역시 향후 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Q5. 기본소득당이 전남광주 공약에 '기본소득'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은 이유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본다. 기본소득은 한국 정치 지형에서 여전히 논쟁적 단어다. "공짜 돈", "재정 포퓰리즘"이라는 프레이밍이 반사적으로 따라붙는다. 반면 "재생에너지 이익공유", "햇빛바람 배당"은 훨씬 직관적이고 덜 이념적으로 들린다. 신안군 사례가 실증했듯이 사람들은 기본소득 이론을 배우기 전에 '내 통장에 들어온 배당금'을 먼저 경험한다. 경험이 이론보다 먼저다. 기본소득당은 이 공약을 통해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전에, 기본소득이 어떤 것인지 먼저 느끼게 하겠다"는 의사소통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읽힌다. 이것이 성공하면 전남광주는 기본소득의 가장 강력한 설득 증거가 된다.
참고 자료
- 기본소득당 전남광주 대도약 1호 공약 보도자료 (2026.04.06)
- 아시아경제 — 용혜인 전남·광주 햇빛바람 특별시 공약 발표 (2026.04.06)
- 전남일보 — 기본소득당 전남광주통합특별법 당론 발의 (2026.02)
- 한국일보 — 2025 미지답 전남 포럼, 전남형 에너지 기본소득 (2025.03.05)
- 솔라투데이 — 신안군 햇빛바람연금 심층 인터뷰 (2026.02)
- 중앙일보 — 햇빛연금 탄생 주역 인터뷰 (2025.12.21)
- 주앵커리지 대한민국 출장소 — 알래스카 영구기금제도 (2015)
-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 Basic Income (Van Pari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