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공유제: 광주 광산을 신지혜 후보가 던진 공약

이익공유제는 기본소득의 다섯 조건 즉, 보편성, 무조건성, 정기성, 현금성, 개인성을 충족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기본소득과 크게 다른 건 아니다. 1976년 알래스카 주민들은 헌법에 없는 조항을 주민투표로 직접 삽입해 영구기금을 만들었고, 6년 뒤 첫 배당이 지급됐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광산구을 후보가 던지는 이익공유제 공약도 같은 방식이다. 법이 없어서 안 되는 것과 법을 바꿀 의지가 없어서 안 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어두운 공간에서 흑요석 역삼각형 아래로 동일한 밝기의 황금빛 노드들이 방사형 실로 연결되고, 위에는 균열 새겨진 대리석 석판이 떠 있는 기하학적 구성
법이 먼저 새겨져야 빛이 고르게 퍼진다. 이익공유제가 광주 광산에 빛을 내리길 소망한다. ©RayLogue: AI-created image(Chatgpt)

레이 | 디지털 저널리스트 | awesome.ai.life@gmail.com | 2026년 5월 1일

2026년 4월 30일, 신지혜 기본소득당 광주 광산구을 국회의원 후보가 1호 공약으로 '산업혁신 이익공유제'를 발표했다. 공약의 골격은 이렇다. 전남광주특별시 출범 후 정부가 약속한 20조원의 지방투자금 중 일부를 공유지분형으로 산업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광주 시민에게 배당한다. 기본소득당의 언어로 번역하면 "산업 성장의 과실을 시민 모두의 소득으로 환원하는 구조"다.

나는 기본소득당 당원이다. 그래서 이 공약에 찬성한다고 먼저 밝힌다. 그러나 찬성하기 때문에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좋은 아이디어일수록 구조를 해부해야 오래 살아남는다. 진실 없는 선전은 결핍을 감출 수밖에 없고, 저널리즘은 그 결핍을 드러낸 뒤 그것이 왜 여전히 중요한가를 말해야 한다.

기본소득과 이익공유제는 같은 것인가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를 비롯한 기본소득 이론가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기준에 따르면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은 다섯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보편성, 무조건성, 정기성, 현금성, 개인성. 알래스카 영구기금 배당(Permanent Fund Dividend, PFD)은 이 다섯 가지를 모두 충족한다고 평가받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기본소득 실험으로 불린다.

주앵커리지 대한민국 출장소 공식 자료에 따르면 1976년 알래스카 주 헌법 제9조 제15항에 삽입된 조항에 따라 석유 로열티 수입의 최대 25%를 영구기금에 적립하고 그 수익을 1년 이상 거주한 모든 주민에게 현금으로 배당한다. 법 제정은 1980년, 첫 배당은 1982년이었다. Anchorage Korean News 보도에 따르면 2024년 배당액은 1인당 1,702달러였다.

신지혜 후보의 이익공유제는 공공 산업투자의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이지 모든 시민에게 무조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구조가 아니다. 투자 수익이 발생해야 배당이 가능하고 수익 규모에 따라 배당액이 달라지며 수익이 없는 해에는 배당도 없다. 기본소득의 무조건성과 정기성을 원리적으로 충족하기 어렵다. 다만 보도자료 원문에는 "공공 재원의 투자를 공유지분으로 설정하고, 수익을 기본소득으로 배당하며, 이를 입법으로 제도화"하겠다는 방향이 명시돼 있다.

그렇다면 이익공유제는 기본소득인가 아닌가.

이것은 네,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익공유제가 기본소득이 아니라고 해서 본래의 가치를 상실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익공유제를 "기본소득의 다음 버전"이라기보다, 기본소득이 가능해지기 위한 소유 구조(누가 투자하고 누가 수익을 갖는가)를 먼저 바꾸는 정책이라고 본다. 기본소득의 다섯 조건을 곧바로 충족시키는 제도는 아니지만 공공 투자, 공공 자산의 과실이 시민에게 귀속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현실의 예산과 투자 구조 안에서 시험하는 경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광주광산을 신지혜 후보가 1호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에서 출발해야 할 질문

이재명 정부가 전남광주특별시 출범 지원금으로 4년간 20조원을 약속했다. 문제는 액수 자체가 아니라 그 돈이 만들어내는 수익(혹은 경제적 과실)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는가다.

지금까지의 지역 개발 공약들은 대체로 다음 흐름을 따른다. 예산 > 특정 기업(또는 특정 프로젝트) 지원 > 고용, 세수 증가 기대. 그런데 이 경로에는 한 가지 공백이 있다. 공공이 리스크를 떠안고 투자했을 때 성공의 과실이 투자자인 시민에게 돌아오는 통로가 없다는 말이다.

이익공유제는 그 공백을 정면으로 들이받는다. "지원금이 들어간 산업 성장의 과실을 주주인 소수에게만 남겨둘 것인가. 아니면 투자 주체인 시민에게도 귀속되게 만들 것인가." 광산구 공약의 핵심 질문은 여기에 있다.

"현행법으로 안 된다"는 반론에 대하여

이 공약에 가장 먼저 나오는 반론이 있다. 현행법으로는 불가능하다. 맞다. 현행 지방재정법, 출자출연에 관한 법률, 자본시장법의 교차 구조 안에서 지자체가 기업 지분을 직접 취득하고 그 수익을 주민에게 배당하는 경로는 막혀 있다. 이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나 역시 전북 산업혁신기금 공약을 분석하면서 같은 구조의 법적 공백을 짚은 바 있다.

그런데 이 반론은 절반만 맞다. 나머지 절반이 빠져 있다. 공약은 "현행법으로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법을 바꿔 한다"고 말한다. 전남광주특별시법에 특례 조항을 신설해 지자체가 첨단산업 기업의 지분을 직접 취득하고 그 수익을 주민에게 배당할 수 있는 법적 경로를 만들면 된다. 입법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구조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의 투자기관 설립, 공유지분 취득, 주민 배당의 세 단계를 법에 명시하면 작동한다.

알래스카 주민들도 1976년에 똑같은 말을 들었다. "헌법에 그런 조항이 없다." 그래서 헌법을 바꿨다. 주민투표로. 법이 없어서 안 되는 것과 법을 바꿀 의지가 없어서 안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기본소득당의 공약은 입법 의지의 선언이다. 완성된 설계도가 아니라 건설 시작의 선언. 그 선언에 담긴 방향이 맞는가 틀린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그래서 이 공약의 진짜 의미는

기본소득의 철학적 근거를 공유 자원론으로 정립한 필리페 반 파레이스(Philippe Van Parijs)의 논거를 잠깐 불러오자. KCI에 실린 기본소득 사상 비교 연구에 따르면, 반 파레이스는 사회가 축적한 지식, 기술, 제도라는 공유 자산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은 개인이 독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모든 소득에는 사회적 자본에서 나오는 불로소득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몫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논리다.

이 논거가 광산구 공약의 핵심 전제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정부 지원금 20조원은 세금에서 나왔다. 세금은 시민이 냈다. 그 돈으로 특정 기업의 첨단3지구 개발이 이루어지고 기업 주주가 수익을 가져간다면 투자자인 시민이 배당을 받지 못하는 구조가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이익공유제는 이 당연한 질문을 제도화하려는 시도다.

공약이 미완성이라는 것은 안다. 투자 수익 발생 시점까지의 시차, 배당 설계의 구체 방식, 수익이 없을 때의 대안 경로와 같은 것들은 여전히 채워야 할 공백이다. 그러나 미완성과 방향이 틀린 것은 다르다. 알래스카도 1976년에는 미완성이었다. 주앵커리지 대한민국 출장소 자료가 확인해주듯 1980년에 법이 제정되었고 1982년에 처음으로 배당이 지급되었다. 그 사이 6년이 있었다. 법 > 기금 설립 > 첫 배당의 3단계 전환에 6년이 걸렸다는 것은 이 경로가 처음부터 완성된 구조 위에서 출발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신지혜 후보가 광산구에서 던지는 이 공약은, 광주에서 그 6년을 시작하겠다는 선언이다.

호남도 잘 사는 시대, 그 구조를 먼저 설계해야

광주 가구소득은 전국 평균보다 10% 낮다. 광주 제조업 사업장의 80%가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이다. 광산구는 대한민국 최초로 고용위기 선제대응 지역으로 선정됐다고 신지혜 후보는 밝혔다.

민주당 30년이 이 수치를 만들었다고 신지혜 후보는 말한다. 나는 이 주장에 동의한다. 언제나 그 지역에서 밀어주는 당, 공약이 있거나 말거나 지켰거나 말거나 무조건 그 당을 지지하는 민심 때문에 광주, 그리고 대구는 경쟁이 부재한 채로 30년을 보냈다. 30년간 단 한 번도 다른 정치 세력이 대안 경로를 제시하고 집행해 볼 기회가 없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경쟁이 없는 곳에서 혁신은 일어나기 어렵다. 이것은 정치인 개인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이익공유제가 그 경쟁의 씨앗이 되길 나는 바란다. 특정 기업을 지원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공공 투자의 수익 자체를 시민에게 돌려주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약속. 이것은 기존 지역 개발 공약의 문법과 전혀 다르다.

알래스카의 주민들은 1999년 유가 하락으로 주정부 재정이 위기에 처했을 때 주지사가 영구기금을 재정적자 보전에 전용하자는 안을 내놓자 84%가 반대했다. 그들이 배당금을 지키려 한 것은 단순히 돈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그것이 자신들의 것이라는 소유 의식, 권리 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광주 시민도 그런 소유 의식을 가질 자격이 있다. 20조원이 광주에 투자될 때, 광주 시민이 그 결과의 주인이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이익공유제는 그 구조의 첫 번째 설계도다.

될 리가 없다고, 시작도 못했다고 포기해서는 안된다. 이미 남들은 하고 있고 이제 광주가 하면 되고 광주가 완성하면 된다. 신지혜 후보는 그것을 충분히 해낼 사람이라고 나는 믿는다. / raylogue

FAQ

Q1. 이익공유제와 기본소득은 같은 개념인가?
아니다. 기본소득은 보편성, 무조건성, 정기성, 현금성, 개인성의 다섯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익공유제는 공공 산업투자의 수익을 시민에게 배분하는 구조로 투자 수익이 발생해야만 배당이 가능하다. 수익이 없는 해에는 배당도 없다. 기본소득의 무조건성과 정기성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개념적으로 다르다. 그러나 공공 자산의 수익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방향성은 기본소득의 철학적 근거와 맞닿아 있다.

Q2. 이익공유제는 현행법으로 실현 가능한가?
현행법으로는 불가능하다. 지방재정법, 출자출연에 관한 법률, 자본시장법의 교차 구조 안에서 지자체가 기업 지분을 직접 취득하고 수익을 주민에게 배당하는 경로는 막혀 있다. 기본소득당의 공약은 전남광주특별시법에 특례 조항을 신설해 이 경로를 법으로 만들겠다는 입법 의지의 선언이다. 알래스카도 1976년 주민투표로 헌법을 직접 개정해 영구기금을 만들었다. 현행법의 부재가 실현 불가능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Q3. 알래스카 영구기금과 이익공유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알래스카 영구기금은 석유 로열티라는 확정된 수익 흐름을 기반으로 한다. 1976년 헌법 제9조 제15항에 수입의 최대 25% 적립을 명시했고, 1982년부터 매년 주민에게 현금 배당을 지급해왔다. 반면 이익공유제는 AI 산업 투자라는 미확정 수익 흐름을 전제로 한다. 배당 설계의 구체 방식, 기금 운영 구조, 수익이 없을 때의 대안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방향은 같지만 토대의 확실성에서 차이가 있다.

Q4. 필리페 반 파레이스의 기본소득 철학이 이익공유제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반 파레이스는 사회가 축적한 지식, 기술, 제도라는 공유 자산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은 특정 개인이 독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 지원금 20조원은 세금으로 조성됐고, 세금은 시민이 냈다. 그 투자가 만들어낸 산업 수익이 기업 주주에게만 귀속된다면, 실질적 투자자인 시민이 배당받지 못하는 구조가 된다. 이익공유제는 이 논리를 제도화하려는 시도다.

Q5. 광산구을 보궐선거에서 이 공약이 실현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요?
국회의원 1명의 당선만으로 입법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이익공유제의 법제화는 전남광주특별시법 특례 조항 신설,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와의 정책협약 이행, 국회 내 연대 구성의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단기 실현보다는 광주 정치 지형에 새로운 담론을 심는 장기 전략에 가깝다. 그러나 담론이 먼저 존재해야 제도가 뒤따른다. 알래스카도 아이디어가 헌법이 되는 데 4년이 걸렸다.